기본 정보
2024년 2월 29일부터 3월 21일까지 방영된 TVING 오리지널 드라마 〈피라미드 게임〉은 동명의 네이버 웹툰(달꼬냑 作)을 원작으로 한 학원 스릴러 작품이다. 총 10부작으로 구성된 이 드라마는 매주 목요일 오후 12시에 공개되었으며, 한 달에 한 번 비밀 투표로 반 내 ‘왕따’를 선출한다는 충격적인 설정으로 시작된다. 배경은 백연여자고등학교 2학년 5반. 이곳에서 학생들은 A등급부터 F등급까지 철저히 서열화되고, 등급에 따라 존중과 배척, 가해와 피해, 방관과 침묵이 교차하는 지옥도가 펼쳐진다.
연출은 박소연 감독, 극본은 최수이 작가, 크리에이터는 이재규 감독이 맡아, 원작의 서늘한 분위기를 영상으로 옮겨냈다. 주연 배우로는 김지연(성수지 역), 장다아(백하린 역), 류다인(명자은 역), 신슬기(서도아 역), 강나언(임예림 역) 등이 출연했다. 특히 김지연은 담담하지만 강단 있는 연기로 원작 팬들에게 호평을 받았으며, 장다아는 기묘하게 카리스마 넘치는 악역 백하린을 설득력 있게 소화했다.
작품은 단순히 교내 서열 싸움에 그치지 않고, 학교라는 작은 사회가 얼마나 잔혹하게 권력 구조를 재현하는지를 보여준다. 매달 진행되는 ‘피라미드 게임’은 학생들에게 투표권이라는 이름의 권력을 부여하지만, 실제로는 폭력을 합리화하는 도구로 전락한다. 드라마는 피해자와 가해자, 그리고 방관자의 복잡한 관계망을 촘촘히 엮으며, 시청자들에게 “내가 그 반에 있었다면 어떤 선택을 했을까?”라는 불편한 질문을 던진다.
제작 의도와 기획 배경 (기본 정보 확장①)
〈피라미드 게임〉은 단순히 자극적인 학원물이 아니다. 제작진은 “현대 한국 사회의 경쟁 논리를 압축적으로 드러내는 작품”을 기획 의도로 밝혔다. 학교라는 공간은 원래 지식과 인격을 키우는 곳이어야 하지만, 현실에서는 입시 경쟁과 서열 문화가 만연하다. 이 드라마는 그 구조적 모순을 극단적으로 형상화한 것이다.
연출을 맡은 박소연 감독은 인터뷰에서 “10대의 잔혹함을 단순한 자극적 연출이 아닌, 현실의 축소판으로 보여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실제로 드라마 곳곳에는 학부모의 권력 개입, 교사의 무책임, 기업 후원과 같은 요소가 등장한다. 이는 단순한 ‘학생들끼리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 사회 전체가 구조적으로 아이들을 옥죄고 있음을 강조한다.
또한 제작사는 글로벌 OTT 시장을 염두에 두고 사전 제작을 진행했다. 배경 음악은 기존 학원 드라마와 달리 긴장감 넘치는 스릴러풍 사운드로 구성되었고, 세트 디자인도 철저히 현대적이다. 덕분에 해외 시청자들도 언어적 장벽을 넘어 ‘왕따’라는 보편적 주제에 쉽게 공감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피라미드 게임〉은 단순한 국내 오리지널을 넘어, 글로벌 K-스릴러의 신호탄으로 자리매김했다.
시대적 배경과 사회적 맥락
드라마가 다루는 학교 폭력은 단순한 가상의 이야기가 아니다. 최근 몇 년간 한국 사회에서는 청소년 폭력, 집단 따돌림, 교내 계급 문화 등이 연이어 사회 문제로 부각됐다. 특히 투표, 인기 투표, SNS 여론 등은 청소년들 사이에서 강력한 무기이자 낙인 도구로 작동하고 있다. 〈피라미드 게임〉은 바로 이런 현실을 극대화해, 시청자들에게 불편한 진실을 직시하게 만든다.
작품은 매달 ‘투표’라는 형식으로 권력을 행사하는 구조를 택했는데, 이는 민주주의 제도의 왜곡을 상징한다. 원래 투표는 권리와 자유의 도구지만, 극 중에서는 특정인을 배제하고 괴롭히는 근거로 악용된다. 이는 현실에서 다수의 침묵과 방관이 얼마나 쉽게 소수를 고립시킬 수 있는지를 날카롭게 드러낸다.
또한 작품 속 백연여고는 철저히 계급화된 사회의 축소판이다. A등급 학생은 무소불위의 권력을 누리고, F등급 학생은 인간 이하의 취급을 받는다. 이는 한국 사회의 학벌·재력·가문 등으로 나뉜 계층 구조와 겹쳐지며, 단순히 학원물이 아니라 사회고발 드라마로 기능한다.
몰입 요소
〈피라미드 게임〉의 가장 큰 몰입 요소는 ‘현실성’과 ‘서스펜스’의 결합이다. 시청자는 매 에피소드마다 “이번 투표에서 누가 F가 될까”를 예상하며 불안과 긴장 속에 시청하게 된다. 원작 웹툰을 이미 본 팬들도, 드라마만의 각색과 수위 강화로 인해 전혀 새로운 몰입감을 경험한다.
학생들 간의 심리전은 단순히 왕따와 가해를 넘어, 생존 전략에 가깝다. 누구와 손잡느냐, 어떤 표정을 짓느냐, 어떤 순간 침묵하느냐에 따라 생존 여부가 갈린다. 시청자는 자연스럽게 특정 인물에게 감정을 이입하거나 혐오하게 되고, 이는 드라마의 강력한 흡인력으로 작용한다.
또한 배우들의 연기 역시 몰입도를 높인다. 김지연은 불안하면서도 의연한 성수지를 통해 시청자들에게 대리 체험을 선사하고, 장다아는 카리스마 넘치는 악역으로 극 전체를 끌고 간다. 특히 백하린이 웃으며 친구를 무너뜨리는 장면은 공포 영화 못지않은 긴장감을 제공한다.
감상포인트
〈피라미드 게임〉을 감상할 때 놓치지 말아야 할 포인트는 크게 세 가지다.
첫째, 인물들의 선택과 변화다. 초반에는 단순한 피해자였던 인물이 후반부에는 능동적인 저항자가 되고, 가해자의 이면에 숨겨진 상처와 가정사가 드러나기도 한다. 시청자는 매번 인물의 다층적 얼굴을 마주하게 된다.
둘째, 원작과의 차이다. 드라마는 원작보다 훨씬 수위가 높고, 결말 또한 열린 결말로 마무리된다. 원작 팬이라면 두 작품을 비교하면서 보는 재미가 크고, 드라마만 본 시청자라면 예측 불가의 전개에 더욱 긴장하게 된다.
셋째, 사회적 메시지다. 단순한 청소년 드라마를 넘어, 이 작품은 학교가 사회의 축소판임을 여실히 보여준다. 시청자는 자연스럽게 “나는 지금까지 방관자가 아니었나?”, “내가 참여한 투표와 여론은 누군가를 배제하지 않았나?”라는 자기 성찰에 이르게 된다.
추가 감상포인
〈피라미드 게임〉은 장르적 재미 외에도 미학적 요소에서 높은 완성도를 보여준다. 화면 구도와 색감은 인물의 감정을 반영하며, 교실·옥상·체육관 등 제한된 공간을 공포 영화처럼 활용한다. 특히 교실의 칠판과 투표용지가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장면은 단순한 소품을 넘어 ‘폭력의 상징’으로 기능한다.
OST 또한 몰입을 강화한다. Ava Grace의 〈Higher〉, 하진의 〈In the Dark〉는 불안과 긴장을 증폭시키며, 엔딩 장면에서 음악이 주는 여운은 드라마의 충격적인 결말을 배가시킨다.
OTT 정보
〈피라미드 게임〉은 국내에서는 TVING에서 독점 공개되었으며, 해외에서는 Paramount+와 Viu를 통해 스트리밍 서비스가 제공된다. 청소년 관람불가(18세 이상) 등급으로 지정된 만큼 수위가 강하니, 시청 전 연령 제한을 확인해야 한다.
특히 OTT 플랫폼을 통한 동시 공개 전략은 작품의 글로벌 확산에 큰 역할을 했다. 해외 팬들은 원작 웹툰을 번역본으로 접한 경험이 많았기 때문에, 드라마화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실제로 공개 직후 SNS에서는 영어·스페인어·태국어 등 다양한 언어로 리뷰와 토론이 이어졌다.
✦ 정리하자면, 〈피라미드 게임〉은 단순한 학원 스릴러가 아니라 학교라는 사회의 축소판을 통해 집단 폭력과 방관의 구조를 고발하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