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드라마 〈대행사〉 리뷰와 해설: 우아하지만 치열했던 오피스 전쟁
JTBC 토일드라마 〈대행사〉(2023)는 방영 당시 큰 주목을 받으며 시청률 16%를 돌파한 화제작입니다. 흔히 재벌물, 오피스물 하면 떠오르는 클리셰를 충실히 따르면서도, 광고업계라는 새로운 무대를 통해 독특한 매력을 보여주었습니다. 이 드라마는 단순한 사내 정치극이 아니라, 치열한 욕망과 생존 본능 속에서 “최초를 넘어 최고의 자리를 향해 달려가는 한 여성의 성장기”라는 점에서 깊은 울림을 주었습니다.
1. 드라마 개요
- 방영 기간: 2023년 1월 7일 ~ 2023년 2월 26일
- 방송 회차: 총 16부작
- 방송사: JTBC (토·일 오후 10시 30분)
- 제작사: 하우픽쳐스, SLL, 드라마하우스 스튜디오
- 연출: 이창민 감독
- 극본: 송수한 작가
- 출연진: 이보영, 손나은, 조성하, 한준우, 전혜진 외
이 작품은 JTBC의 흥행 계보를 잇는 드라마 중 하나로, 전작 〈재벌집 막내아들〉의 바통을 이어받아 높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특히 주인공 ‘고아인’ 역의 이보영은 다시 한번 ‘믿고 보는 배우’라는 타이틀을 입증했습니다.
2. 기획 의도와 메시지
〈대행사〉는 “광고업계”라는 다소 낯선 배경을 통해 인간의 욕망을 날카롭게 파헤칩니다.
- 광고 대행사의 본질: 사람들의 욕망을 읽어내고, 때로는 욕망을 새롭게 만들어내는 곳.
- 드라마적 갈등: 기득권 vs 비기득권, 남성 중심 구조 vs 여성 리더, 재벌 3세의 낙하산 권력 vs 자수성가한 흙수저 여성의 성장.
- 리얼리티 지향: 대학 동아리 같은 오피스 로맨스가 아니라, 살아남기 위해 우아하게 발버둥 치는 프로들의 전쟁터를 그린 ‘하이퍼리얼리즘 드라마’.
이 작품은 단순히 한 여성의 성공기를 넘어, 현대 직장인들의 생존 방식과 커리어에 대한 치열한 고민을 비추는 거울과도 같습니다.
3. 주요 인물과 관계
- 고아인 (이보영): 지방대 출신, 비정규직으로 시작해 VC그룹 최초 여성 임원까지 오른 인물. 뛰어난 기획력과 집요한 추진력으로 업계 정상에 도전합니다.
- 최창수 (조성하): 전형적인 기득권 남성 임원. 고아인과 대립하면서도, 결국 서로의 존재로 인해 변화하는 복잡한 인물.
- 강한나 (손나은): 재벌가 출신이자 VC그룹의 후계 구도에 얽힌 인물. 초반에는 ‘낙하산’ 이미지가 강했으나 점차 성장하는 모습으로 후반부 무게감을 더합니다.
- 박영우, 조은정 등 주변 인물들은 고아인의 행보를 둘러싼 다양한 욕망과 갈등을 상징적으로 드러냅니다.
4. 방영 당시 시청률과 반응
〈대행사〉는 첫 방송부터 준수한 성적을 거두며 순항을 시작했습니다.
- 최고 시청률: 16.04% (최종화, 닐슨코리아 기준)
- JTBC 역대 시청률 6위 기록
- 전작의 ‘버프’를 받았다는 평가도 있었지만, 후반부에 이르러서는 이보영의 연기와 흡입력 있는 전개 덕에 독자적인 팬덤을 형성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시청률과 화제성의 괴리였습니다. 꾸준히 시청률은 상승했지만 온라인 화제성은 상대적으로 밋밋했습니다. 이는 드라마가 자극적 소재보다는 현실적인 오피스 전쟁을 묘사하는 데 집중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습니다.
5. 평가와 비평
긍정적 평가
- 이보영의 내공: 고아인 캐릭터는 배우 이보영의 필모그래피에서도 손꼽히는 명연기로 꼽힙니다. 냉철하면서도 따뜻한 리더십을 동시에 보여주며 극을 끌어갔습니다.
- 현실적 갈등 구조: 직장 내 권력 다툼, 여성 리더십, 재벌가의 이면 등 현실 사회와 맞닿아 있어 몰입도를 높였습니다.
- 메시지: “최초를 넘어 최고의 자리로”라는 주제는 많은 직장인들에게 깊은 공감을 안겼습니다.
부정적 평가
- 손나은 연기 논란: 초반부 어색한 연기로 시청자들의 혹평을 받았습니다. 다만 후반부에는 안정감을 되찾으며 ‘재평가’ 여지를 남겼습니다.
- 억지스러운 대사: 일부 회차에서 현실성이 떨어지는 발언이나 설정이 몰입을 방해했다는 지적이 있었습니다.
- 클리셰: 기업물·재벌물의 전형적인 전개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는 평가도 존재합니다.
6. OST와 감성
〈대행사〉 OST는 드라마의 감정을 더욱 풍부하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 선우정아 – 〈말해요〉
- 권진아 – 〈You〉
- 이민혁 – 〈찬바람〉
- 그 외 Johnny Stimson, NIve, 제휘 등 국내외 아티스트들이 참여.
OST 역시 드라마처럼 ‘화려하지 않지만 깊은 울림’을 주는 곡들로 채워졌습니다.
7. 결말과 여운
마지막 화에서 고아인은 단순히 대표 자리에 오르는 데 그치지 않고, 자신의 독립 대행사를 설립하는 결단을 내립니다. 이는 단순한 승진이나 권력 다툼이 아니라, “스스로 길을 개척하는 진짜 리더의 선택”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물론 갑작스러운 독립 엔딩에 호불호가 갈리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드라마들이 후반부에 퀄리티를 잃는 경우가 많은 가운데, 〈대행사〉는 무난하고 깔끔하게 마무리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입니다.
8. 종합 리뷰
〈대행사〉는 화려한 로맨스나 코미디 대신, 냉혹한 직장 현실과 인간 욕망을 깊이 파고든 드라마입니다.
-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치열한 경쟁과 생존 본능
- 여성 리더십의 도전과 한계, 그리고 가능성
- 드라마적 재미와 현실적 고민이 동시에 녹아 있는 완성도
이보영의 저력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고, JTBC 오피스 드라마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9. 마무리
〈대행사〉는 단순히 광고업계를 다룬 드라마가 아닙니다.
그것은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 “무엇을 위해 일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는 작품입니다.
현실에서 직장 생활을 하는 수많은 이들이 고아인의 이야기에 공감하고, 때로는 위로받았다는 점이야말로 이 드라마의 진짜 성과일 것입니다.
앞으로 2기 제작 여부에 대한 기대도 여전히 존재하며, 후속작에 대한 팬들의 관심 역시 이어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