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넷플릭스 신작 드라마 <다 이루어질지니>는 김은숙 작가가 2025년에 내놓은 로맨틱 판타지 코미디입니다. 처음 공개된 날부터 ‘도깨비의 해외판’이라는 별명을 얻었죠. 저는 김우빈과 수지가 9년 만에 재회한다는 소식을 듣고 바로 1화를 재생했습니다.

이 드라마는 천 년 만에 인간 세상으로 돌아온 정령 ‘지니’와 감정이 결여된 인간 ‘가영’이 만나 벌어지는 세 가지 소원 이야기예요. 줄거리는 판타지스럽지만, 대사나 상황은 현실적이고 유머가 많아요. 김은숙 특유의 감각적인 대사도 여전했습니다. “넌 룰에 갇힌 인간이야, 난 소원에 갇힌 정령이지.” 같은 대사는 이 작가의 스타일을 잘 보여줍니다.

가장 인상 깊었던 건 연출이에요. <도깨비>의 감성적인 미장센과 <이태원 클라쓰>의 밝은 톤이 절묘하게 섞여 있었죠. 특히 모래폭풍 장면은 VFX 품질이 영화 수준이었습니다. 수지의 감정선 표현도 많이 성숙해졌고, 김우빈은 ‘차가운 듯 따뜻한 남자’ 캐릭터를 자연스럽게 소화했습니다.
OST도 화제가 되었죠. Stray Kids의 한, 필릭스, 아이엔이 부른 ‘Genie’는 중독성 강한 메인 테마고, 권진아의 ‘너의 또 다른 이름’은 마지막 회 엔딩에 흐르며 긴 여운을 남겼습니다.
물론 초반은 다소 산만합니다. 판타지 설정이 한꺼번에 쏟아져 들어와서 몰입이 어렵다는 평도 있었어요. 하지만 중후반부로 갈수록 감정선이 단단해지며 ‘왜 김은숙인가’를 보여줍니다. 단순한 소원 이야기가 아니라, ‘삶의 의미와 감정의 회복’을 다룬 작품이죠.

결국 <다 이루어질지니>는 웃기면서도 철학적인 드라마였습니다. 도깨비처럼 판타지로 인간의 사랑을 이야기하는 방식, 여전히 유효했습니다. 로맨틱 코미디를 좋아하거나, 최근 OTT에서 새로운 감성을 찾는 분께 추천드리고 싶어요.